이전 드로잉들을 보다가 갓 마음에 든 에스키스 하나가 눈에 들어왔고 붓을 들고 캔버스에 형상을 그리는 중에도 머릿속에는 이미 작업이 진행되어 하나의 완성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그 감각의 결과물을 잊어버리지않기위해 초인적인 힘으로 주변을 제어하고 집중하며 속도를 내야했다 내가 붓을 놓았을 때 실제 작업은 내가 상상하지못한 것이었다 에스키스라는 가이드라인은 있었지만 한획한획 달라진 각도와 선의 리듬. 색 등은 내 손을 거치며 이미 다른 괴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어쩐지 그 괴물이 싫지않았다 오히려 급하게 작업하느라 숨까지 찼던 그 순간에 피가 거꾸로 솟으며 왠지 모를 희열감이 넘쳤다
...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간 몇 달동안 내가 의자에 앉아 그리고 지우며 뭐가를 묘사하려고 했던 형상들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내가 몇 년을 통해 찾아야 할 것을 그 순 간 깨달았고 그 후 나는 내게 맞는 옷을 입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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